카타르서 아이돌 포토카드 사고, 리사 후드티 쇼핑…한류 업고 K중고품 '금맥' 터졌다
- ksea202501
- 9월 15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9월 29일
입력2025.09.15. 오후 5:04 수정2025.09.24. 오후 5:03 이소이 기자
K대열 합류한 중고품…60여개국으로 수출
K팝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 리사의 후드티와 사인 카드 200만원, 한국조폐공사가 제조한 메이플스토리 20주년 기념 메달 610만원…. 중고품 매매 플랫폼 번개장터의 해외 판매채널 ‘번장글로벌’에서는 상반기 이 같은 중고품이 60억원어치 사고 팔렸다. 올해 예상 거래액은 300억원에 이른다. 한국 중고품을 거래하는 외국인이 몰려들면서다.
◇ 급증하는 K중고품 거래
15일 번개장터에 따르면 2023년 중고품 해외 판매 서비스 번장글로벌을 출범한 지 2여년 만인 최근 월간활성이용자(MAU)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전 세계적 인기에 힘입어 이용자 증가 속도는 가팔라졌다. 연내 30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번개장터는 보고 있다. 번장글로벌에서 주문한 물건들은 보통 사나흘이면 세계 어디든 배송이 완료된다. 번장글로벌 관계자는 “K컬처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자 연예인 포토 카드, 음반, 화보, 굿즈 등의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역직구 구매대행 플랫폼 딜리버드코리아에서는 올해 상반기 전체 거래 건수의 40%가 K중고품이었다. 2년 전인 2023년만 해도 리커머스 비중이 10% 미만이었으나 최근 큰 폭으로 확대됐다. 김재은 딜리버드코리아 부사장은 “미국, 호주, 일본을 중심으로 K팝 굿즈와 K패션 등 중고품 수요가 두드러지게 늘었다”고 했다.
한국 중고품 수요가 증가하자 해외 거주 교민을 대상으로 하는 구매대행 웹사이트 블링코도 지난 5월 K리커머스 서비스를 도입했다. K팝 굿즈, K뷰티 상품 등을 대신 구매해 세계 74개국에 배송해주는 케이프라이데이의 2분기 전체 거래에서 중고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육박했다. 케이프라이데이 관계자는 “해외 고객들의 중고품 구매 문의가 빗발쳐 떠밀리듯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카타르 레바논 쿠웨이트 등에서도 K팝 앨범과 한정판 굿즈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산 중고 제품의 높은 품질과 신뢰도도 거래 활성화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한국 물건의 품질이 대체로 우수한 데다 국내 플랫폼 업체들이 대부분 정품 인증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딜리버드코리아는 중고품을 직접 검수하고 동영상으로 찍어서 올리고 있다. 번개장터는 빅데이터 기반의 정품 검수 시스템을 도입했다. 유정화 글로벌리커머스산업협회 이사는 “해외 이용자 사이에서 한국 중고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명품과 의류 등은 검증을 거친 제품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고 했다.
◇ 日서는 K아이돌 굿즈 거래량 ‘톱3’
시장이 커지자 해외 리커머스 플랫폼들도 K중고품 거래 중개에 나서고 있다. 동남아시아 최대 리커머스 플랫폼 캐로셀은 ‘K-웨이브’라는 별도의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캐로셀 싱가포르에서 살 수 있는 K중고품은 K팝 앨범과 포토 카드 등을 포함해 10만 개가 넘는다. 일본 최대 리커머스 플랫폼 메루카리가 7월 공개한 인포그래픽에 따르면 K팝 아이돌 굿즈가 작년 4월부터 1년간 거래량 상위 3위 안에 들었다.
유럽과 북미 등 22개 국가에서 1억 명 이상 회원을 보유한 유럽 최대 리커머스 플랫폼 빈티드는 ‘더 코리안 패션’이라는 카테고리를 마련했다. 이곳에서는 에잇세컨즈, 디스이즈네버댓 등 국내 패션 브랜드의 중고 제품이 거래된다.
이신애 글로벌리커머스산업협회장◆은 “글로벌 리커머스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K웨이브 확산으로 K중고품이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식되며 수요가 늘고 있다”며 “정부가 정책적으로 뒷받침한다면 K리커머스의 해외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