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소비 '리커머스'…정치권, 산업 잠재력 저평가"
- ksea202501
- 9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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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일: 9월 29일
입력2025.09.22. 오전 6:02 김정유 기자
[부흥기 맞은 K리커머스]③
김주희 동덕여대 교수 인터뷰
단순 재활용서 가치소비로 전환한 리커머스
‘케데헌’ 등 K콘텐츠 경제효과 증폭 기대감
역직구 수요 충분, “선제적으로 판부터 깔아라”
“단순한 의미의 ‘중고거래’라는 명칭부터 바꿔야 합니다. 예컨대 ‘세컨더리 마켓’(Secondary market·재거래 시장) 등으로 바꿔 중고거래 과정에서 높아지는 소비자 효용 가치를 산업적으로 강조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주희 동덕여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과거 중고거래는 단순 재활용의 개념이 컸다면, 이제는 가치소비 측면에서 더 부각되고 있는 시장”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최근 중고거래는 시중에서 구하기 어렵거나,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다시 구하는 측면이 많은데, 이 과정에서 거래가 성사되면 부가가치도 커진다”며 “활성화된 중고거래 시장을 인지한 1차 제조업자들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치를 알게 되고 이에 맞는 제품을 만들게 된다. 전반적인 경제 활성화까지 이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리커머스는 역직구 측면에서의 잠재성도 크다. 김 교수는 “최근 ‘케이팝 데몬 헌터즈’(케데헌) 흥행으로 국립중앙박물관 굿즈가 리커머스 시장에서도 난리가 났는데, 평소 한국인들이 몰랐던 일상적인 상품들이 해외에선 큰 가치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목”이라며 “K중고품 역시 역직구를 통해 우리가 몰랐던 가치를 재발견하면서 경제적 효용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국내 리커머스 시장에서도 여전히 보완해야 할 과제는 많다. 김 교수는 “정상적인 중고거래를 위한 신뢰도 차원에서 플랫폼 사업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우선 결제 측면에서 에스크로 시스템을 100% 구축하는 게 중요하고, 중고거래인 만큼 플랫폼이 상품의 상태를 어디까지 정확하게 보증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커머스 시장이 급성장 중이지만 여전히 정책 측면에서의 움직임이 더딘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아직도 일각에선 리커머스를 산업 자체로 보지 않고, 일부 ‘특이한 현상’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정책단에 있는 사람들은 리커머스가 다른 산업군에 비해 외형이 작다보니 실감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리커머스가 산업적으로 얼마나 가치가 있고 확산성이 있는지를 잘 모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때문에 정책 지원을 얘기하기 앞서 정부 차원에서 리커머스 산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데이터를 살펴보는 게 필요할 것 같다”며 “실제 역직구 국가들을 보면 상당히 많은 지역에서 K중고품에 대한 수요가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장 필요한 정책적 지원으로는 의제매입세액공제를 최우선으로 들었다. 김 교수는 “투자대비수익률(ROI) 측면에서 현재 가장 경쟁력 있는 분야는 문화산업인데, 리커머스는 K콘텐츠 흥행의 파생효과를 확산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며 “K콘텐츠 대흥행기란 골든타임에 맞춰 리커머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까지 키우려면 세액공제 적용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래 산업환경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기회가 왔을 때 선제적으로 판을 깔아주는 것도 중요하다”며 “세액공제를 적용하면 많은 중고 사업자들이 시장에 들어올 것이고 케데헌처럼 예상치 못한 압도적인 결과물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리커머스 시장 생태계에 대해 잘 아는 플랫폼 사업자들과의 소통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에서만 유독 플랫폼 내에서 일어나는 사안들을 사회적 문제로 규정하고 규제하려는 모습들이 보이는데, 글로벌 경쟁 시대 속에서 플랫폼과 함께 공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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